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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비열한 거리 조인성 주연 본문

영화

2006 비열한 거리 조인성 주연

bearintern 2023. 1. 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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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줄거리

비열하지 않은 그 남자의... 비열한 거리
너는... 내 편 맞지?
지금 여기, 그 남자의 비열한 카니발이 시작된다


삼류조폭 병두, 아직 그의 인생은 초라하다!

삼류조폭조직의 2인자 병두.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한번 잡지 못하는 그는, 
조직 내에서도 하는 일이라떼인 돈 받아주기 정도인 별볼일 없는 인생이다.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마침내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이제부터 세상을 가진다!

어렵사리 따낸 오락실 경영권마저 보스를 대신에 감방에 들어가는 후배에게 뺏긴 병두는 다시 한번 절망에 빠지지만, 그런 그에게도 기회가 온다. 
조직의 뒤를 봐주는 황회장이 은밀한 제안을 해온 것. 황회장은 미래를 보장할 테니 자신을 괴롭히는 부장검사를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병두, 고심 끝에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하기로 한다.

너는… 내 편 맞지?

황회장의 손을 잡음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된 병두는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을 찾아온 동창 민호와의 우정도, 
첫사랑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며 이제야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 병두는 동창 민호에게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데… 
민호야, 너는 내 편 맞지?

 

비열한 거리 ABOUT MOVIE

인간의 ‘폭력성’과 ‘조폭성’에 관한 진지한 탐구,
<말죽거리잔혹사>에 이은 그 두 번째 시도, 유하 감독의 2006년 문제작


<비열한 거리>는 <말죽거리잔혹사>에 이은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유하 감독의 두 번째 탐구이다.
<말죽거리잔혹사>는 유신시절 폭압적이었던 대한민국 학교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소년에서 남자로 자라나는 주인공의 세심한 심리묘사, 사실적인 액션연출로 언론과 대중의 찬사를 받았던 작품. 특히 클라이막스 학교 옥상 씬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말죽거리잔혹사>에서 현수가 선도부장의 머리를 내려치는 것은 인간의 ‘폭력성’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사회화를 거치면서 내면의 폭력성을 탄생시키고, 키워가고, 소비하며, 소멸시킨다. 그런 관점에서 인간의 폭력성과 조폭성에 관한 시리즈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라고 유하 감독은 밝힌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인간의 폭력성과 조폭성의 탄생을 그렸다면, 이 작품은 그것이 소비되어 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가장 폭력적인 집단인 조폭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들여다본다. 마초적인 남성으로 자라기를 강요당하며 집단성과 남성성을 키워온 말죽거리의 소년들이 고스란히 자란 것만 같은 조폭 무리들은 집단을 이루어 자기네들만의 룰을 가지며 살아가고, 그 곳에서 역시 집단성과 남성성을 키워간다. 무리 지어 몰려다니고 그것을 남성답다고 여기는 그들에게서 한국 특유의 폭력성과 조폭성을 발견한 감독은 그런 그들을 멸시하면서 동시에 이용하는 우리 사회 지식인 층을 함께 등장시킨다. 그리고 얽히고 설킨 이들의 먹이사슬 관계를 다시 한번 관찰한다. 조폭을 이용하며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누리는 박검사와 황회장,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어 필요에 의해 조폭 친구를 찾아온 민호까지... 결국 강하고 거칠어 보이는 조폭들이 사실은 우리 사회 인간먹이사슬 중 가장 힘없고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우리 사회가 조폭을 바라보고 이용하는 이중적인 시선과 잣대로 그들을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죽거리잔혹사>로 시작된 인간의 폭력성 탐구에 대한 유하 감독의 두 번째 영화가 될 <비열한 거리>. 한층 폭 넓어진 관찰 대상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조폭성과 폭력성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보다 심도 깊게 그려낼 것이다.


벗어날 수 없는 ‘욕망’의 사슬에 갇힌 인간군상 이야기

<비열한 거리>는 조폭이라는 특정 계층에만 국한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그 안에는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에 대한 보다 넓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영화 속에서, 비루하고 구질구질한 삼류조폭의 삶은 결국 그를 욕망의 노예로 만든다. 성공과 비상을 향한 이 욕망은 영화 속 등장인물 모두의 마음 속에 똑같이 자리잡고 있고, 결국 이것으로 인해 서로를 배신하고 배신 당하고, 파멸과 성공의 길을 걷는다. 비열한 거리 속 인물들이 서로를 이용하고 숨겨진 폭력성을 드러내게 되는 데에는 바로 이 ‘욕망’ 이란 원죄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것이 병두를 비롯한 영화 속 인물들이 특별한 사람이라 가지게 되는 욕망이라기보단, 우리 인간들 모두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성공과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이라는 점까지 집어내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는 이 욕망이란 존재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가족주의’와 결부시켜 바라본다. 가족이라 이름지은 자신의 무리에 대한 애착,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제 가족을 먼저 챙기는 인간의 심리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맞물려져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하 감독은 이 욕망과 가족주의의 관계에 대해 주인공 병두의 입을 빌어 ‘입구멍’ 이라 표현한다. “식구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 라는 영화 속 병두의 대사처럼, 모든 사건의 발단은 인간의 입구멍, 즉 욕망이라는 것이 감독의 시선이다.
입구멍에서 비롯된 욕망과 그 욕망 때문에 파멸해가는 인간 군상 이야기. <비열한 거리>는 조폭 영화라는 특정장르 안에서, 조폭을 소재로 한 타 영화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진지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이것이 진짜 조폭, 진짜 액션이다!

<비열한 거리>는 조폭들의 세계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 후, 보다 심도 깊게 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독의 꼼꼼한 취재 속에서 실제 조폭들의 행동이 시나리오에 반영되고 그들이 사용하는 일상언어는 하나의 대사가 된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는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조폭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도, 그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영화도 아니라는 유하 감독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해준다. 이 점 역시 조폭을 소재로 차용한 타 영화들과의 확연한 차별점 중 하나로, 조폭영화라는 하나의 ‘장르영화’로의 완성을 추구한다는 감독의 바람과도 일맥상통한다.
조폭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함에 따라 영화 속 액션 장면들도 매우 사실적이다. 사소한 자존심과 조그마한 이익 때문에 주먹을 휘두르는 조폭들의 모습은 기존 액션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액션이 아니라, 실제 막 싸움의 모습 그대로다. 영화 속에서 약 네 차례 정도 등장하는 대규모 액션 씬 모두 실제 촬영 중 배우들의 부상이 속출했을 정도의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주먹과 방망이가 사정없이 오가고 정신없이 비명과 고함소리가 들려오는 싸움터,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무기가 되고 서로의 몸과 몸이 뒤엉키는 육탄전은 실감난다는 단어로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이다. 살아 남기 위해 칼을 꺼내 들고,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찌르고 피를 흘리는, 멋있다기보다 처절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액션. 한치의 과장됨 없이 그 어떤 멋도 부리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이 바로 <비열한 거리>의 액션이다.



세가지 소원이 있었다.
아픈 엄마, 원없이 약이라도 먹게 해주고
사랑하는 현주에게 따뜻한 보금자리 마련해주고
우리 로타리파 동생들 잘 지낼 수 있게 안정적인 스폰서 하나 얻는 것…

행복해지고 싶었다.
세상을 갖고 싶었다.

비열한 거리 Production Note

이것이 실제 조폭들의 싸움! 리얼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다!

<비열한 거리>의 액션은 사실적인 액션 연출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신재명 무술 감독의 작품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유하 감독과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재명 무술 감독의 목표는 바로, ‘멋있게 보이지 않는 액션!’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도, 그들을 도덕적으로 심판하는 영화도 아니라는 유하 감독의 말처럼 신재명 감독 역시 ‘실제 조폭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액션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조폭들을 멋있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살기 위해 악을 쓰며 주먹을 날리는 이들의 사실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한 것. 그 결과 멋있게 주먹을 내지르고 비현실적으로 날아올라 발차기를 선보이는 기존 영화들의 액션 씬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액션을 만들어 냈다. 스탭들이 ‘날 액션’, ‘막 액션’이라 부르는 <비열한 거리>만의 액션은 다음과 같은 장면들에서 만날 수 있다.!

-인천터널 대규모 집단 난투극! -
한강공원에서 벌어지는, 병두가 속해있는 로타리파와 라이벌 삼거리파의 집단 난투극 장면은 제작 초기부터 제작진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 장면. 수십 명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각기 대결을 벌어야 하는 씬인 만큼 액션 장면 콘티와 배우들의 합은 치밀해야 했다. 전국을 샅샅이 뒤져 인천의 한 폐공장 근처 터널을 찾아낸 제작진은 가만히 서 있어도 입김이 새어 나오는 지난 겨울, 일주일이란 시간을 이 한 씬을 위해 할애했다. 진흙 더미에서 뒹굴고 추위에 떨었던, 스탭 모두가 우비에 장화를 신고 촬영에 임해야 했을 만큼 험난했던 촬영.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처절하고 리얼한 액션 장면이 탄생되었다!

-6대2! 봉고차 액션-
달리는 봉고차 안에서 벌어지는 로터리파와 독사파의 대결 장면은 좁은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액션을 제대로 표현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이루어지는 액션 인만큼 공간의 제한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불과 몇 분의 이 장면을 위해장장 3일의 촬영기간이 소요되었다. 실제로 촬영에 임했던 배우들은 ‘정말 이러다 여기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죽는 거 아닌가’하는 처절한 기분을 맛보았다고 .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액션의 리얼리티가 그만큼 살아 넘치는 장면이다.

- 천호동 오락실 액션-
로타리파VS삼거리파, 인천터널 대결의 전초전이 되는 이 오락실 액션 장면은 사실적인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치 지나가다 오락실에서 벌어진 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겠다는 신재명 무술 감독의 말처럼, 이들의 대결은 액션이라기보단 정말 ‘싸움’의 모습이다. 로타리파의 개업식 날 구역 다툼을 위해 몰래 쳐들어오는 삼거리파, 그 영역 다툼의 비열한 모습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과 무술팀은 일부러 합을 너무 많이 맞추지 않았다고. 좁고 기계들이 늘어서 있는 위험한 공간사이를 배우들이 뛰어다니며 기계들을 부수고, 서로 내동댕이 쳐질 만큼 격렬한 격투씬을 벌였다. 또한 배우들의 액션연기를 담아내기 위한 촬영팀들의 동선 또한 또 한편의 액션연출일 만큼 힘들고 어려운 촬영이었다. 실제로 이 촬영 때문에 오락실내에 있는 10대의 오락기기들이 완파되기도 하였다. 사실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배우와 무술팀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장면.


조인성, N0.2 조폭이 되기 위해 용을 새겨 넣다!

실제 조폭들의 취재 속에서 정보를 얻어낸 제작진에 따르면, 실제로 조폭들은 조직 내 서열 순위에 따라 문신의 크기와 종류가 차이가 난다고 한다. 병두가 로타리파의 NO.2인 인물인만큼 조인성은 등에 커다란 용을 그려 넣어야 했다. 왼쪽 가슴 상단에서 시작돼 등 전체를 휘감은 이 커다란 용 문신의 가격은 무려 천만원! 촬영일을 포함해 유효기간 3일의 이 헤나 문신을 위해 전문타투이스트 2명이 동원되었고 조인성은 8시간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결과 탄생한 커다란 용의 실체는 실제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의 위엄을 자랑한다. 이 용 문신은 꽃미남 조인성이 조폭 병두의 모습을 갖추는데 큰 일조를 했다. 조인성의 이 용문신 이외에도 로타리파 식구들의 문신까지 합하면 <비열한 거리>의 문신 비용은 5천만원에 이른다.


그들이 돌아왔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영광을 재현하다!

<비열한 거리>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었던 스탭과 배우들이 다시 뭉쳐 만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선중 PD를 비롯해 최현기 촬영 감독, 김기철 미술감독, 신재명 무술 감독까지. 스탭 뿐 아니라 배우에서도 <비열한 거리>는 ‘말죽거리의 그들’이 모인 작품! <말죽거리 잔혹사>의 햄버거 박효준이 로터리파 조직원으로 옮겨온 것을 시작으로, 실제 로터리파 조직원들의 대부분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조,단역으로 얼굴을 내밀었던 인물들이다. 또 <말죽거리 잔혹사>의 선도부장 이종혁은 <비열한 거리> 영화 속 영화의 주인공으로 우정출연을 자처해 얼굴을 보인다. 이처럼 2년 만에 다시 뭉친 배우와 스탭들로 인해 현장 분위기가 남다른 것은 당연지사! 눈빛만 봐도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아챌 정도의 호흡은 100회차 라는 기나긴 여정을 치러낼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비열한 거리>가 전국 300만의 신화를 이뤄낸 <말죽거리 잔혹사>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비열한 거리 해석 및 탐구

- 극 중 상철과 병두처럼 3자 앞에서 노래를 부른 자는 여지없이 죽었다. 현주? 영화 마지막에 노래를 부른 황 회장의 결말 역시 비극적으로 끝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다만 종수의 미래 역시 밝지 못하다는 점에서 속단하기는 어려운 부분. 상술했듯 회장은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는 종수를 토사구팽할 마음을 먹고 있고, 종수도 그걸 눈치챘을테니, 병두와 상철처럼 서로 눈치싸움을 보다가 한쪽이 먼저 덤벼들 가능성이 높다. 어찌되었든 회장과 종수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끝나지는 않을듯.

 

- 병두가 상철 몰래 황 회장을 만났다는 것을 영필의 밀고로 알게 된 상철이 병두를 가리켜 "호로새끼"라고 말한 뒤 다음 장면에서, 병두가 황 회장에게 받은 돈으로 부하들에게 고기를 사 주며 양복을 맞춰입으라고 돈을 주면서 "식구란 말이여, 같이 밥먹는 입구녁이여. 입구녁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리고 나까지 일곱. 그런데 지 혼자 밥먹겠다는 놈은 누구여. 호로새끼여."라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병두는 상철에게 있어 호로새끼가 되고, 마찬가지로 종수 또한 병두에게 있어 호로새끼가 된다.


- 상철과 병두 모두 타이밍을 놓친 판단으로 파멸을 맞았다. 병두가 박 검사를 죽였고 황 회장과 가까워진 사실을 안 상철은 분노했고, 영필은 즉시 병두를 제거하자고 건의하지만, 상철은 여동생 결혼식 전에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고 계획을 늦췄다가 여동생 결혼식 당일 병두에게 당했다. 병두는 민호의 영화 때문에 궁지에 몰렸음에도 친구라는 사이 때문에 구두 경고만 하고 끝내자 보다 못한 종수가 병두와의 의리를 재확인하려고 들지만, 오히려 병두는 불복종을 이유로 종수를 구타했고 결국 종수는 병두를 배신한다. 묘하게도 상철과 병두는 같은 숙소 출신이었고, 종수는 예전에 병두와 같이 웨이터를 했을 때 병두의 제안으로 조직에 들어왔다. 다만 상철과 병두의 관계보다는 병두와 종수의 관계가 좀더 가까웠던 듯. 그건 상철이 묘사상 정통 조폭 출신이고 병두와 종수는 웨이터 출신이기 때문이었던 걸로 보인다. 조폭 세계에서 정통이 아닌 다른 출신 조폭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뉘앙스는 극중 내내 표현된다.


- 병두의 부하 중 막내이면서 체격이 제일 작은 부하는 종수를 제외하고 병두와 가장 많이 말을 한 사이였다. 위에서 서술한 식구 발언도 병두가 막내에게 먼저 식구가 뭐냐고 물어보면서 시작했고, 회식 때 병두가 노래를 부르기 전 막내에게도 식구가 어떤 뜻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영화 초반에 막내와 다른 한 명이 조직을 나가려다가 종수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는데, 병두는 자기 조직 사정도 알고 하니 막내에게 특별히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던 듯. 그런데 병두에게 칼빵을 놓는 부하가 다름아닌 막내다. 종수의 지시라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기는 하지만...


- 병두가 상철을 죽이고 부하들에게 전화로 상철의 시체를 처리에 관해서 "시마이하자"라는 말로 지시를 내린다. 마찬가지로 종수도 병두를 죽이고 병두의 시체를 보며 부하들에게 "시마이하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건달이 계획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보다"라는 은어로 표현했다.


- 민호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병두 부하들이 묵고 있던 숙소를 방문해서 인터뷰를 하는데 병두가 종수를 소개하며 "저 새끼가 진짜 험하게 논 놈이야. 저놈이 웃으면서 칼침 놓는 놈이야."라고 민호에게 말한다. 결국 종수는 병두가 말한 그대로 아무렇지 않게 병두를 살해한다. 병두는 상철을 직접 죽일 때와 종수에게 전화로 상철의 시체 처리를 지시할 때와 민호에게 박 검사를 죽였을 때를 생각하면서 얘기할 때 살짝 떨면서 자기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종수는 비록 자기가 직접 병두를 칼로 찌르지 않았으나 차가운 표정으로 병두의 죽음을 지켜 봤다. 이후 종수가 부하들과 병두를 암매장할 때 병두의 사진과 소지품을 죄다 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병두처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다짐인 듯하다.
영화 초반에 경찰서에서 사고치고 연행된 자신의 동생을 패고 집에 돌아와서는 다시 한번 양아치들과 어울려다니다 걸리면 다리를 분질러 놓겠다고 경고하는 등 병두는 양아치 생활을 하던 남동생이 자기와 같은 길을 걷게 하지 않기 위해 남동생이 양아치들과 노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지만 병두가 죽은 뒤 그 남동생은 또 다른 조직의 막내 건달이 되어 숙소 생활을 한다. 


- 병두가 살해된 뒤 황 회장과 민호가 룸살롱에서 만나면서 황 회장은 반 진담, 반은 농으로 다음엔 자신의 젊은 시절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말한다. 뜻밖의 제안에 민호가 떨떠름하게 웃자 황 회장은 잘 밀어주겠다면서 하는 말이 "너무 똑같이 만들지는 말라고, 마누라가 눈치채니까.", "그래,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나야지..." 병두가 부장검사를 죽인 이야기를 민호에게 털어놓아서 민호의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영화는 병두를 몰락시켰고 황 회장 자신도 위험해질 뻔 했으니, 황 회장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의미다.


- 한편으로, 이 영화는 실제로 영화계와 조직폭력배가 밀접하게 결탁하면서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행태를 풍자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조직폭력배를 비롯해서 일본, 구미권, 중화권에서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 영화 중반부에 민호의 영화 촬영장에 온 병두가 민호에게 "민호야, 너 이번에는 말이여. 진짜 의리에 죽고 사는 진한 건달 얘기 한번 만들어봐라."고 말한다. 저 대사가 나왔을 때 병두의 입장과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을 감안하면 실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정말로 그런 의리가 '아직은' 남아있을 거라 믿고 진심을 얘기했지만, 병두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은 '그런 의리따위 없는 비열한 거리'였기 때문에 병두의 생각과 현실의 괴리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엔딩에서 황 회장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이후 (아마도 민호의) 회상으로 다시 재등장한다. 애초에 민호가 그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도 병두가 자신만의 비밀인 검사 청부 살해를 친구와의 '의리'를 믿고 민호에게 털어놓은 것이니, 결국 민호도 언젠가는 배신당하게 될 운명일지도 모른다.


- 극 중 병두는 친구 민호와의 대화나 동창회 때의 상황 등으로 볼 때 분명히 서울 출신으로 조직 생활도 서울에서 했기에, 전라도쪽 연고가 없어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쓸 이유는 없지만, 주변에 조직관계자들이 있는 대화 중에는 항상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나중에 민호에게 협박을 하며 본색을 드러낼때도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그러나 조직과 관계없는 생활에서는 서울말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 이는 병두가 아마도 조직내 윗사람들이 모두 전라도 출신이었을 폭력조직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사투리를 일부러 배웠을 것이며 어느 정도 조직내에서 크고 나서도 의식적으로 쓰고 있다는 것과 일상생활 중에는 건달티를 내기 싫어하여 완전히 사투리에 물들지 않고 끝까지 서울말을 안 놓았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준다. 또한 병두는 "형님 때문에 이 (조직)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종수에게 "우리가 웨이터 출신에, 정통도 아니고"라는 말을 하며, 건달 세계 내에서 느껴온 열등의식을 표현하기도 하니, 더더욱 의식적으로 조직 생활에 녹아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화 속에서 전라도 사투리와 서울말은 건달로 성공하고 싶으면서도 건달이 아닌 척하고 싶어하는, 병두의 이중적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장치다.


- 중후반에 종수가 민호를 입막음하는 장면에서 사실 오히려 종수가 민호에게 경찰에게 병두를 찌르라고 협박 or 둘이 몰래 짰을 것이라는 가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후반의 병두가 파멸하는 모든 과정이 종수의 큰 그림이 되는 셈. 종수가 민호에게 "형님. 미우나 고우나 우린 이제 한 목숨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이렇게 보면 의미심장해진다. 다만 이럴 경우 병두가 잡혀 들어가면 종수도 세트로 잡혀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상술되었다시피 종수 또한 박 검사 살해의 공범이다.


- 영화 마지막에 노래방에서 황 회장이 부른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Old and Wise"는 친구를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내용의 가사지만, 극중에서는 배신으로 시작해서 배신으로 끝나는 정반대의 결말이기에 진한 씁쓸함과 큰 여운을 준다. 특히 노래를 듣고 가사를 이해하며 비열한 조폭 세계의 생리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의 민호와 어리둥절하는 종수의 표정이 서로 대비되는게 인상적이다.

중요한 가사만 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And oh when I'm old and wise
Bitter words mean little to m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그리고 오, 내가 나이를 먹고 현명해졌을 때,
쓰디쓴 말도 별 의미 없어지고
인생의 황혼기가 나에게 곧바로 닥쳐올 때,

And someday in the mist of time
When they asked me if I knew you
I'd smile and say you were a friend of mine
언젠가 몇 살인지 희박해질 때,
그들이 나에게 당신을 아냐고 묻거든
당신은 나의 친구였다고 웃으며 말하겠어요.

And the sadness would be Lifted from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그러면 내 눈가에서 슬픔이 사라지겠지요,
내가 나이를 먹고 현명해졌을 때에.


위의 노래 가사를 보면 알겠지만 황 회장이 호주머니에 손 집어놓고 폼을 잡으며 노래하는 엔딩은 이 영화의 백미. 뒤에서 열심히 연주를 하며 황 회장을 바라보는 이는 마치 메피스토펠레스를 연상시킨다.


- 영화 초반에는 병두의 가정형편이 매우 힘든 입장으로 나온다. 병두가 출세에 목매는것도 그런 이유. 하지만 이후 병두는 황회장의 심복이 되자, 한 때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약자들을 향해 무자비한 모습을 모여준다. 오히려 조직치고 가난하던 시절에는 돈이 있는데 안 주는 진짜 나쁜 악질채무자들을 괴롭혀서 돈 받아내는 역할을 했었다.


- 외모나 극중 전개 덕분에 병두가 각박한 현실의 희생양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으나, 행적을 보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단 엄연한 연쇄살인범이며, 위에서 적힌 철거용역과 협박 등의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박검사 살해는 상철과 달리 빼도박도 못하는 부분. 으레 악역처럼 리뷰되는 민호가 과연 병두보다 더 악한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비열한거리 후기

 

조폭미화물이 아닌 한치의 미화도 없이 적나라하고 담담하게 묘사했으며, 반복된느 상관과 부하의 대립, 가식 그리고 배신과 밑바닥에서 한순간 인생이 폈다가 한순간에 몰락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주인공의 일대기를 묘사가 일품인 영화이다.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이러니, 복선, 반복, 함축적인 내용들도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비열한 거리는 친구를 이용해서 성공하려는 한 영화감독과 그로 인해 몰락과 죽음의 길을 걷게 된 한 건달의 비극을 통해 감독은 " 지성을 가장한 인간의 교활성이 인간의 순수성을 어떻게 짓밟고 파괴하는가"를 영화적으로 은유로 밝혀내고 있다. 성공과 비상을 향한 욕망은 인간 누구에게나 최종목표이며 그로 인해 인간은 서로를 배신하고 배신당하면서 한쪽은 파멸, 다른 한쪽은 성공가도를 걷게 된다. 감독은 이를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비열감과 위선성으로 짚어낸다.

-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 한겨례 06.06.20 이종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가 위로로 돌아오지 않고 또 다른 부정적인 시그널로 바뀌면서 주인공의 처절함이 느껴지는 삶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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